2009년 3월 10일 화요일

서태지 - 8Th Atomos Part Secret

소문난 잔치에 먹을것 없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크다. 이런말 이번싱글에 꼭 어울릴만한 말이다. 나는 서태지까도 아니고 서태지빠도 아니다. 그 중간을 왔다갔다 하는 음악을 즐기는 일개 리스너일 뿐이다. 그냥 음악을 진정으로 사랑하며 예술을 함에 있어 진지하고 치열한 아티스트를 좋아하고 지지하는 팬일 뿐이다.

서태지는 나같은 사람에게 비난받을 만한 대상은 아니다. 그가 나보다 더 음악을 사랑하고 생명처럼 여길테니까... 단지 나는 그가 자신의 네임밸류에 대한 부담감을 떨치고 기분좋고 즐거운 음악을 할 수 있길 바랄 뿐이다.

이번 싱글은 음악을 즐겁게 재밌게 하고자 하는 그런 그의 욕망이 빚어낸 결과물이다.

전 앨범에서처럼 새로운 시도를 하고자 하는 욕심도 빠졌고 어울리지 않는 헤비니스에 대한 집착도 빠졌다. 이런 음악 서태지와 잘 어울린다. 코러스가 들어간 말랑말랑한 곡, 멜로디가 잘빠진 곡. 좀 가볍긴 하지만 살랑거리는 기타소리와 미래적인 신디사이저가 귓가에 찰랑거리는 [버뮤다 트라이앵글], 소녀취향의 가사와 부드러운 멜로디가 좋은 [줄리엣], 서태지의 곡치고는 임팩트가 너무 없어 무난한 [코마] 사실 이곡은 언제 트랙이 지나갔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서태지의 이번싱글이 아쉬운건 그의 색을 상당부분 많이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뭔가 새로운 것을 집어넣어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인해 망쳐버린 곡들 같다. 전 싱글은 서태지의 예전 1집에서의 포스는 느낄 수 없었을지라도 뛰어나진 않지만 훌륭한 곡들이었다. 하지만 이번싱글의 곡은 단지[Atomos Part Moai]에 탈락된 곡들이구나 싶은 생각밖에 안든다.

나는 그가 이제 문화대통령이란 힘겨운 별명은 벗어버리고 진정으로 즐겁고 진지한 자신만의 음악을 들려주길 기대한다.

 

덧말: 이번 싱글에서 선공개된 [버뮤다 트라이앵글]빼고는 임팩트가 강한 곡이 없다. 오늘 교보 핫트랙까지 가서 직접사온 보람이 없다. ㅠㅠ 좀 슬프다. ㅠㅠ

아내의 만류를 뿌리치고 [장기하와 얼굴들]앨범을 샀다. 아내는 [달이차오른다, 가자]란 곡을 정말 듣기 싫어하지만 나는 이곡이 좋다. 지금 그들의 앨범을 듣고 있는데 솔직히 서태지의 새 싱글보다 참신하고 신선하고 좋다. 흠...

 

댓글 3개:

  1. trackback from: 91의 생각
    서태지 - 8Th Atomos Part Secret 소문난 잔치에 먹을것 없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크다. 이런말 이번싱글에 꼭 어울릴만한 말이다. 나는 서태지까도 아니고 서태지빠도 아니다. 그 중간을 왔다갔다 하는 음악을 즐기는 일개 리스너일 뿐이다. 그냥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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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서태지의 노래는 매니아가 아닌 사람들로 하여금

    반복하여 들을수록 일종의 '중독' 되게 하는 성향이 있는것 같아요



    이번 앨범... 아직 저도 많이 듣진 못했지만, 듣고 듣다보면

    그만의 다채로우면서 신선한 색이 많이 묻어나 있는것 같아요



    멋진글 잘보고 갑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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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맥심 - 2009/03/11 14:25
    감사합니다. 버뮤다 말고 다른곡들도 계속들으니 더 좋아지긴 합니다만, 그래도 아쉬움은 지울수 없네요. 앨범을 기대해 볼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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