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 20일 월요일

미쓰 홍당무

이경미 감독의 신선한 데뷔작 [미쓰 홍당무]의 이쁜것들에 대한 공격은 우리들로 하여금 고개를 주억거리게 만들만큼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세상이 공평할 것이란 기대는 버려 우리같은 사람들은 남들보다 더 열심히 살아야해!~"라는 외침은 외모지상주의로 인해 피해받는 여성들을 대표하는 양미숙의 처절한 외침이기도 하지만 이사회를 향한 도전적인 문제재기 이기도 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양미숙이라는 존재는 도덕적이지 못하고 못된 캐릭터 이지만 우리가 그녀를 미워할수 없는 것은 우리의 상처와 아픔을 그녀가 대변하기 때문일 것이다. 예쁜것들과 가진것들 혹은 잘난 것들은 결코 이해할 수 없는 그런 컴플렉스 말이다. 사실 양미숙은 용서받지 못할 캐릭터고 그와 전교왕따 서종희의 음모는 개인의 생활을 짓밟는 범죄이기도 하다. 그래도 누가 그들에게 돌을 던질 것인가? 나보다 잘나고 대충만 해도 사랑받는 예쁜외모의 누군가를 질투하고 그, 혹은 그녀가 사라져 버렸으면 하는 나쁜 생각을 한번이라도 해본 사람이라면 양미숙을 이해할수 있을 것이다. 영화는 양미숙을 미화하지도 그녀를 그녀 이상으로 포장하지도 않는다. 상투적인 인간승리도 없고 대중적인 코드의 해피엔딩도 없다. 컴플렉스 덩어리의 그녀를 발가벗긴채 그대로 드러내는데 충실하다. 그래서 나는 이 영화가 매력적이다.  

이경미 감독은 이시대의 멸시당하는 위치의 여성 캐릭터를 훌륭하게 완성시켜 놓았다. 때때로 엉뚱하긴해도 측은해 할 수 밖에 그런 소박한 우리의 누이, 혹은 친구를 말이다. 또한 그런 양미숙을 훌륭하게 연기해낸 공효진의 공로는 영화의 반이상을 차지할만큼 탁월하다고 생각된다. [임순례], [변영주]감독을 이을 훌륭한 여성감독의 등장을 반기며 앞으로의 영화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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