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24일 월요일

대한항공 스타리그 결승 - 김정우 선수의 드라마 같은 우승


객관적인 데이타만을 놓고선 김정우 선수의 대한항공 스타리그 우승을 장담한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팬들의 "갓영호"라는 호칭 만큼이나 이영호선수의 기세와 전적은 무서웠다. 이미 인간의 영역이 아닌 신의 영역에 들어섰다고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 할 만큼.
엄청난 포스를 자랑하며 바이오닉 만으로 투 헤처리 뮤탈 올인하는 저그를 압살했으며(사실 이영호만큼 칼같은 타이밍에 강력한 한방으로 저그를 압살시키는 테란은 드물었다.) 2010년 전적 승률 77.9% 라는 데이타가 말해주듯이 올해 선수들과 감독의 가장 큰 고민은 이영호를 어떻게 잡을 것인가 하는 고민이였다.
로지컬과 피지컬 어느하나 딸릴것 없는 최강 포스의 최종병기 "갓영호". 게다가 자신감과 패기 충만한 노력형 천재는 무난히 골든마우스를 차지하고 2개의 리그 우승을 휩쓸 것 같았다.

바로 5월22일 대한항공 스타리그 3세트가 끝나기 전 까지는.
MSL에서의 온풍기 사건, E-Sports판에서 불미스러운 일들 악재가 겹치면서 이번 스타리그의 흥행은 암울했다. 특히 승부조작사건은 팬들을 분노하게 만들었고 어쩌면 이판이 사라지게 할수도 있는 엄청난 사건이었다.
하지만 주최측 추산 1만2천명이라는 대관중이 대한항공 격납고를 찾으면서 그것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음이 드러났다.
현재 최고의 테란이자 가장 강력한 선수 최종병기 이영호. 스타리그 재재재재경기끝에 기사회생한 드라마틱한 스토리의 주인공 김정우.
사실 2010년 김정우의 성적은 53.7%로 CJ의 에이스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초라했고, 스타리그 재재재재경기 이전에는 누구도 김정우의 결승진출을 예상하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그는 기적과 같은 역전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결승전 사상 3번째 역스윕을 기록하며 패패승승승의 놀라운 경기를 팬들에게 선물한 것.

결승전 1경기(매치포인트), 2경기(태풍의 눈)경기까지만 해도 완벽한 이영호의 페이스였다.
1경기에서의 김정우의 드랍공격을 눈치채고 차단 퀸의 활용까지 귀신같이 알고 저지했으며, 2경기에서는 김정우의 2기의 스탑럴커를 잡아내며 현존 최강의 프로게이머의 놀라운 게임센스를 선보였다.
3세트(투혼). 마지막 경기에 몰린 김정우. 하지만 그는 물러서지 않았다. 자신감 넘치는 특유의 공격적인 플레이로 저글링을 활용한 압박을 통해 승리를 거머쥔다.
4세트(그레이트베리어리프)는 가장 중요한 분수령이 될 세트였다. 이 세트를 놓친다면 김정우는 준우승에 머물게 되고 이영호가 잡는다면 우승이다. 김정우는 절대절명의 승부처에서 오버로드 정찰을 통해 이영호의 센터BBS를 발견하게 된다.
이후 제차 저글링을 이영호의 본진에 난입시키켜 드랍쉽 공격을 간파. 이영호와의 경기를 마지막 세트까지 가져가게 된다.
5세트(매치포인트)는 1경기에서 재경기판정이 나는 바람에 이미 준비한 전략을 두 선수모두 사용한 터였다. 이 경기에서는 순간적인 센스와 누가 더 침착하고 집중력있게 경기하느냐가 관건이었다.
천하의 이영호도 마지막 세트 시작전에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했고, 김정우 또한 그러했을 것이다. 하지만 김정우가 더 차분하고 집중력있게 경기했다.
이영호는 베짱있게 노배럭 더블 커멘드, 김정우는 투 헤처리에서 저글링을 짜내며 뒤가 없는 올인 러시.
이영호가 벙커에 마린을 넣고 저글링 러시 수비에 들어갔지만 김정우의 강력한 공격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슬럼프에 빠졌던 날개 부러진 매가 최종병기 "스타의 신"이라 불리운 이영호를 잡는 순간 이었다.
통산 3번째 역스윕을 달성하며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팬들에게 선사했다.
예전에 김정우가 인터뷰때 했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이영호도 프로게이머고 나도 프로게이머다. 상대가 강하긴 해도 이길수 없는 선수는 아니다."라고.
그런 자신감과 패기가 있었기에 이영호 선수를 꺾고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팬으로써 멋진 승부를 보여준 두 선수에게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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