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스타코비치는 참 불운한 삶을 살았던 예술가이다. 구소련에서 불행한 시대를 살았던 젊은 천재 예술가인 그는 최세진이 "내가 춤출 수 없다면 혁명이 아니다"에서 그를 일컬어 "천재음악가로서 비참하게 사는 법"이란 꼭지로 그를 소개할 정도로 정치적 줄타기를 아슬아슬하게 했던 예술가였다.
1962년 에딘버그 페스티벌에서 있었던 한 인터뷰에서 쇼스타코비치는 당시 그의 처지를 엿볼 수 있는 흔적을 남겨놓는데, 로스트로포비치에 의하면 당시 서방의 한 기자가 1948년 당의 비판에 대해 동의하느냐고 묻자 "예, 예, 예, 나는 동의합니다. 그리고 동의를 넘어 나는 당이 나에게 가르침을 주는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합니다"라고 답하고는 로스트로포비치에게 돌아서서 "저 개자식, 어떻게 나한테 저런 질문을 할 수 있지? 내가 대답할 수 없다는 걸 모르는 거야?"라고 투덜되었다고 한다.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알지는 못하지만 그가 격정의 시대를 살아가며 예술과 정치사이에서 자신의 위치를 지키기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얼굴을 바꾸며 살아왔는가 하는 것은 짐작하고도 남음이다. 쇼스타코비치는 천재적인 작곡실력으로 다작을 하면서도 영화음악과 대중예술을 넘나드는 전방위적인 예술적 업적을 남겼다. 그중 재즈 모음곡은 그의 유쾌하고도 호방한 예술세계를 옅볼수 있는 가장 중요한 성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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